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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0일 금요일

업데이트(Update)의 남발

다양한 산업계를 통하여 매일 매일 홍수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외국어들은 번역하지 않고 음역(transliteration)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이를테면, 요즘 언론에서 연일 거론되고 있는 스마트폰 같은 것이 대표적 음역의 사례이다.

미국인들은 update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이 단어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단어이지만, 한국인에게는 문맥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지기 때문에 번역하기 까다로운 단어이다. 그래서, 언제인가부터 번역자들은 update란 단어가 나타나면 으레 '업데이트'로 음역을 하고 만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 한국인들에게는 업데이트라는 게 뭘 뜻하는 것인지 아리송하기 짝이 없거니와, 분명히 그것을 번역하지 못할 것은 아닌데, 당연히 업데이트로 번역하는 관행이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update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 또는 현재의 상태에 맞게 고치다"의 뜻이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Thank you for updating me"라는 뜻은 "변경 사항을 알려줘서 고맙습니다"의 뜻이다. 이 뜻을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 한국어 단어가 없는 게 현실이다. 유사한 단어는 "변경" 또는 "수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갱신"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Registration was successfully updated.'라는 문장을 보자. 이 경우에는 "등록(또는 등록사항)이 성공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로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또는, "변경" 대신에 "수정"이나 "갱신"을 써도 문제는 없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갱신"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문장을 상당수의 번역자들이 실제로 "등록이 성공적으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러한 무차별적 번역 관행을 스스로 고치려고 하는 번역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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